영국의 대표적인 국민 요리로 잘 알려진 피시앤칩스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알고 계시나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이 소박한 요리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진진한 역사와 독특한 문화가 가득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국의 대표 요리 피시앤칩스에 숨겨진 진짜 유래
영국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단연 피시앤칩스입니다. 하지만 이 영국의 대표적인 요리를 구성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은 모두 원래 영국에서 태어난 음식이 아닙니다. 먼저 생선튀김의 역사를 살펴보면 17세기경 포르투갈과 스페인 지역에서 살다가 영국으로 건너온 유대인들이 전해준 요리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이 즐겨 먹던 생선튀김이 영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길거리 노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유명한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1839년에 발표한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소설 속에서도 이 피시앤칩스의 조상 격인 생선튀김 가게가 등장합니다. 다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감자튀김과 함께 먹는 것이 아니라 주로 빵이나 구운 감자를 곁들여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프렌치프라이로 부르는 길쭉한 감자튀김은 어디서 왔을까요. 이름 때문에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많은 역사학자들은 18세기 이전 벨기에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 벨기에 사람들이 겨울철 강이 얼어붙어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되자 감자를 물고기 모양처럼 길쭉하게 썰어서 튀겨 먹은 것에서 이 모양이 유래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유럽 대륙의 벨기에와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건너온 감자튀김은 결국 생선튀김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 음식을 하나로 합쳐서 최초로 팔기 시작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영국 북부의 존 리스라는 인물이 처음 팔았다는 주장과 런던의 유대계 이민자인 조셉 말린이 최초로 가게를 열었다는 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 영국 잉글랜드 지역에서 이 환상적인 조합이 탄생했다는 점만큼은 대체로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입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음식이 영국의 잉글랜드 땅에서 만나 역사적인 국민 음식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서민의 배를 채우고 전쟁을 이겨낸 국민 음식
피시앤칩스는 태어나자마자 순식간에 영국의 대중적인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는 산업혁명 시기의 시대적 배경이 아주 큰 몫을 했습니다. 당시 그물을 바다 깊이 던져 엄청난 양의 물고기를 한 번에 잡는 새로운 어업 기술이 크게 발달했고, 얼음을 이용한 냉동 보관 시설과 기차 선로가 영국 전역에 촘촘히 깔리면서 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생선이 내륙 지방까지 빠르게 배달될 수 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뜨겁고 든든한 영양을 공급해 주는 이 소박한 요리는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영국의 가난한 공장 노동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맛있는 별미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열풍은 삽시간에 퍼져나가 이탈리아 출신의 이민자들이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그리고 아일랜드까지 연이어 피시앤칩스 전문 가게를 열면서 마침내 영국 영토 전체로 널리 확산되는 든든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피시앤칩스는 나라의 운명이 걸린 큰 전쟁 시기에도 영국 국민들에게 단순한 한 끼 음식을 넘어 지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한 소울푸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한 역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제일차 세계대전 동안 피시앤칩스는 전쟁의 고통으로 가득했던 영국 국민들 사이에 퍼져 있던 불만을 달래는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울하고 불안한 전쟁 상황 속에서 따뜻하게 제공되는 피시앤칩스의 배부름이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 준 것입니다. 제이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의 영웅적인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이 이 요리를 두고 우리의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각별하게 아꼈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전쟁터에 나간 군인들 역시 목숨이 걸린 군사 작전을 수행할 때 피시라는 비밀 단어를 외치면 상대방이 칩스라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짜 아군인지를 판별하는 중요한 암호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유명 작가인 조지 오웰 또한 자신의 글에서 피시앤칩스를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속 절망을 잠재우고 행복을 나누는 위대한 음식으로 따뜻하게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맛의 비법과 더 맛있게 즐기는 요령
영국을 대표하는 피시앤칩스는 기본적으로 바삭한 감자튀김과 부드러운 흰살생선 튀김의 조합이지만 영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먹는 방법과 곁들이는 소스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본고장인 잉글랜드의 북부 사람들은 바삭한 감자튀김 위에 고기 육즙으로 만든 걸쭉한 그레이비소스를 듬뿍 끼얹어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면 요크셔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옛 방식에 따라 식물성 기름 대신에 풍미가 깊은 쇠기름을 사용하여 한층 더 고소하고 든든한 맛을 냅니다. 아일랜드에서는 피시앤칩스를 원앤원이라는 아주 독특하고 귀여운 애칭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최초로 가게를 열었던 이탈리아 이민자 부부가 손님들에게 이것으로 드릴까요 아니면 다른 것으로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던 친근한 이탈리아어 인사말에서 유래했습니다. 한편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지방 사람들은 갈색 소스에 식초나 물을 섞어 만든 특별한 치피 소스에 튀김을 듬뿍 적셔 먹으며, 일부 특별한 가게에서는 마스바라는 이름의 달콤한 초콜릿 바에 두툼한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내는 독특한 영양 만점 메뉴를 피시앤칩스와 함께 팔아 엄청난 화제와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만약 가정에서 직접 맛있는 영국의 맛을 재현해 보고 싶다면 몇 가지 간단한 비법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생선을 튀기기 위해 밀가루와 소금에 차가운 맥주를 섞어 반죽을 만들면 탄산과 알코올 성분이 밀가루의 끈기가 생기는 것을 줄여주어 튀김옷이 아주 얇고 바삭바삭해집니다.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생선은 흰살이 가득한 대구이며, 다음으로는 해덕이라는 담백한 생선을 주로 사용합니다. 감자는 마리스 파이퍼라는 품종처럼 튀긴 후에도 속이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잘 유지되는 것을 고르는 것이 핵심 요령입니다. 이렇게 정성껏 튀겨낸 피시앤칩스는 영국 전역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금과 상큼한 맥아 식초를 톡톡 뿌려 먹는 것이 전통적인 정석입니다. 여기에 하룻밤 동안 푹 불린 완두콩을 소금과 설탕으로 삶아 부드럽게 뭉갠 초록색 완두콩 소스를 곁들이면 생선튀김의 담백한 맛에 부드러운 단맛이 기분 좋게 더해져 더욱 완벽하고 풍부한 조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신문지에 싸서 먹던 서민들의 낭만이 가득했지만 오늘날에는 위생적인 전용 종이에 담아 역사와 전통의 맛을 그대로 지키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